뚱보균(Firmicutes)과 날씬균(Bacteroidetes)의 진실: 비율이 핵심일까?

미디어에서 흔히 **’뚱보균’, ‘날씬균’**이라 부르는 존재가 있습니다. 마치 이 균만 없애면 살이 빠질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과학적 사실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우리 장내 미생물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두 거대 문(Phylum), **후벽균(Firmicutes)**과 의간균(Bacteroidetes). 이들은 적인가 아군인가? 이들의 진짜 역할과 **’F/B 비율(Firmicutes/Bacteroidetes Ratio)’**이 의미하는 바를 과학적으로 해석해 봅니다.

1. 뚱보균의 오명: 후벽균 (Firmicutes)

후벽균(퍼미큐티스)은 흔히 ‘뚱보균’으로 불리지만, 사실 우리 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우점종입니다. 이들이 비만과 연관되는 이유는 ‘에너지 효율’ 때문입니다.

  • 역할: 우리가 소화하지 못한 식이섬유나 난소화성 탄수화물을 분해하여 에너지를 추가로 흡수합니다.
  • 생존 기전: 과거 식량이 부족하던 시절, 후벽균은 적은 음식으로도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뽑아내 생존을 돕는 고마운 존재였습니다.
  • 현대의 문제: 칼로리 과잉 시대인 현대에는 이들의 ‘탁월한 에너지 흡수 능력’이 잉여 에너지를 지방으로 축적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2. 날씬균의 정체: 의간균 (Bacteroidetes)

의간균(박테로이데테스)은 지방 분해를 돕거나 탄수화물 대사에 관여하여 체중 증가를 억제하는 경향이 있어 ‘날씬균’이라 불립니다.

  • 역할: 단쇄지방산(SCFA)을 생성하여 장벽을 튼튼하게 하고 대사를 조절합니다.
  • 특징: 식단이 서구화(고지방, 고당분)될수록 그 수가 감소하고,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을 섭취할 때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뚱보균으로 불리는 후벽균과 날씬균으로 불리는 의간균의 구조적 차이를 비교한 3D 미생물 일러스트

3. 핵심은 ‘비율(Ratio)’에 있다?

과학자들은 단순히 특정 균의 유무가 아니라, 두 집단의 **비율(F/B Ratio)**에 주목합니다.

  • 연구 결과: 2006년 Nature지에 발표된 획기적인 연구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들은 마른 사람들에 비해 후벽균의 비율이 월등히 높고 의간균의 비율은 낮았습니다. 체중 감량을 진행하자 이 비율이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 해석: 즉, 장내 환경이 “에너지를 미친 듯이 흡수하는 상태(후벽균 우세)”인지, “에너지를 적절히 소비하고 배출하는 상태(의간균 우세)”인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다만, 최근 연구들은 이 비율만으로 비만을 완벽히 설명할 수는 없으며, 미생물의 ‘다양성(Diversity)’ 자체가 더 중요한 지표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 핵심 요약 (Snippet)

Q. 뚱보균을 없애는 약이 있나요?

A. 의학적으로 ‘뚱보균’만을 선택적으로 죽이는 약은 없습니다. 후벽균과 의간균은 모두 우리 몸에 필요한 상재균입니다. 중요한 것은 특정 균의 박멸이 아니라, 식이섬유 섭취 등을 통해 두 집단의 **이상적인 비율(밸런스)**을 맞추고 미생물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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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s (참고 문헌)

  1. Ley RE, et al. Microbial ecology: human gut microbes associated with obesity. Nature. 2006.
  2. Turnbaugh PJ, et al. An obesity-associated gut microbiome with increased capacity for energy harvest. Nature. 2006.

⚠️ Disclaimer (면책 조항)

본 콘텐츠는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 대한 과학적 이론을 소개하는 정보성 글입니다. 특정 유산균 제품의 다이어트 효과를 보장하지 않으며, 체중 관리를 위한 의학적 조언은 전문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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