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는데도 배만 나온다”라고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운동 부족이나 과식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당신의 몸이 **’전시 상황(War time)’**을 선포했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존을 위해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합니다. 문제는 이 호르몬이 유독 **복부(내장 지방)**에만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독특한 편애를 가진다는 점입니다. 왜 하필 뱃살일까요? 그 진화론적, 생리학적 기전을 파헤칩니다.
1. 생존을 위한 연료 공급: 코르티솔의 본래 목적
코르티솔은 콩팥 위의 부신(Adrenal gland)에서 분비되는 항스트레스 호르몬입니다. 원시 시대에 맹수를 만났을 때, 당장 도망치거나 싸우기 위해(Fight or Flight) 혈당을 급격히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 기전: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분해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근육을 분해(당신생합성)**하여 혈액 속으로 당을 쏟아냅니다.
- 현대의 모순: 현대인의 스트레스는 맹수와의 추격전이 아니라, 직장 상사나 대출 이자 같은 ‘정적인 스트레스’입니다. 쓰이지 못한 고농도의 혈당은 고스란히 다시 지방으로 저장됩니다.
2. 왜 하필 ‘뱃살’인가? (지방 세포 수용체)
코르티솔이 분비되었을 때 살이 찌는 부위는 무작위가 아닙니다. 과학적 비밀은 지방 세포에 붙어 있는 ‘수용체(Receptor)’의 밀도에 있습니다.
- 수용체 밀도 차이: 우리 몸의 지방 조직 중, 복부의 내장 지방(Visceral Fat)에는 코르티솔에 반응하는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수용체’**가 다른 부위(허벅지나 엉덩이)보다 월등히 많이 분포해 있습니다.
- 결과: 코르티솔 수치가 높으면 뱃속의 지방 세포들이 가장 먼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여 “지방을 축적하라”는 명령을 수행합니다. 이는 장기 보호와 빠른 에너지 인출을 위한 진화적 선택이었습니다.
3. 근손실과 기초대사량의 저하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다이어트에 치명적인 또 하나의 이유는 근육 손실입니다.
코르티솔은 에너지를 만들기 위해 근육 단백질을 분해합니다.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배만 나오는 **’거미형 체형(ET 체형)’**이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근육량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고, 결국 같은 양을 먹어도 더 쉽게 살이 찌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 핵심 요약 (Snippet)
Q. 스트레스를 받으면 왜 배만 나올까요?
A.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혈당을 높여 지방 축적을 유도하는데, 특히 복부 내장 지방에 코르티솔과 결합하는 수용체가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코르티솔은 팔다리의 근육을 분해하여 복부로 지방을 이동시키는 재분배 현상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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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s (참고 문헌)
- Epel ES, et al. Stress and body shape: stress-induced cortisol secretion is consistently greater among women with central fat. Psychosom Med. 2000.
- Bjorntorp P. Do stress reactions cause abdominal obesity and comorbidities? Obes Rev. 2001.
⚠️ Disclaimer (면책 조항)
본 콘텐츠는 스트레스와 대사 호르몬의 관계를 설명하는 생리학적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특정 호르몬 질환(쿠싱 증후군 등)의 진단이나 치료를 위한 의학적 조언이 아니며, 급격한 체중 변화나 건강 이상 시 의료 기관을 방문하시기 바랍니다.